이 책은 택배량 세계 1위, 택배의 첨단이자 천국으로 불리는 중국 베이징에서 실제로 택배기사로 일하며 그 ‘천국’을 지탱하는 심연을 경험한 ‘글 쓰는 택배기사’ 후안옌의 화려한 데뷔작이다.
후안옌은 누구나 시작할 수 있는 일, 하지만 누구도 쉽게 버티기 힘든 일이 자신의 몸과 마음을 갉아먹는 것을 날카로운 시선으로 파헤친다. 택배기사로 일하면서는 1분에 100원은 벌어야 한다는 압박감에 일분일초를 돈으로 계산하며 신경을 곤두세우게 된다. 물류센터에서 야간 ‘까대기’를 할 때는 낮밤이 바뀐 피로감과 실시간으로 머리가 나빠지는 기분에 시달리고, 장애인이나 몸이 약한 동료를 외면하게 되는 자신을 발견한다. 저자는 “심해의 물고기는 눈이 보이지 않고 사막의 동물은 갈증을 잘 참는 것처럼 어떤 사람이 되는지는 내가 처한 환경에 좌우된다”며, 본성보다 중요한 것은 환경이었다고 이야기한다. 그리고 자신이 처한 환경에 의해 달라지는 자신의 모습을 “카메라로 찍는 것 같은 세밀한 시선으로” 포착한다. 그는 단순히 자신의 고통스러운 현실을 전시하는 데 그치지 않는다. 그는 길고양이를 부르는 동료 택배기사의 모습 같은, 각박한 일과의 틈 사이에서 발견한 마법 같은 순간을 놓치지 않는다. 그리고 ‘남보다 늦된’ 자신이 문학과 음악을 접하며 발견한 생각들, 이렇게 나를 키워낸 부모님과의 관계, 내가 쌓아가는 주위 사람의 관계 등에 대한 신선한 사유를 펼쳐낸다.
저자의 통찰이 가장 빛나는 부분은 저자가 택배기사로 일하면서 쇼핑몰 구석진 공간에서 쉬고 있는 배달기사들을 보며 일과 자유에 대해 이야기하는 부분이다. 그는 먹고살기 위해 어쩔 수 없이 하는 일이 그들 삶의 전부는 아닐 것이며, 현재를 기꺼이 희생하게 하는 ‘삶의 또 다른 부분’이 있을 거라고 생각한다. 그렇다면 그것은 무엇일까? 저자는 그것에 ‘자유’라는 이름을 붙이며, 자유란 일을 하지 않는 것도, ‘편한’ 일을 하는 것도 아니라 ‘무엇을 의식할 수 있는가’에 달려 있다고 이야기한다. 그리고 모두가 타인과 차별되는 자아를 갖게 될 때, 세상은 “더욱 다양하고 다원적으로, 더욱 평등하고 포용적으로, 더욱 풍부하고 다각적으로” 변할 것이라고 한다.
『나는 북경의 택배기사입니다』가 출간되자마자 언론과 독자는 물론 문학계에서도 엄청난 반향을 일으키며 큰 사랑을 받은 것은, 이 책이 일하는 사람의 일상을 담담하고 성실하게 그리고 있을 뿐만 아니라, 그들이 그런 현실을 살아내게끔 하는 이상과 그 사이에서 발견한 인간적 품위와 숭고함까지 독자들에게 전달하고 있기 때문일 것이다(출판사 책소개 인용).